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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산은 강원도 홍천군 동면과 화촌면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울창한 산림과 경관이 수려한 점 등을 고려하여 선정산의 형세가 마치 한 마리의 공작이 날개를 펼친 듯한 산세에 암봉과 노송이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산입니다. 보물 제745호인 월인석보 제17권과 18권이 보존되어 있는 수타사(壽陀寺)와 수타사에서 노천리에 이르는 20리계곡인 수타계곡이 특히 유명합니다. 공작산은 단순한 등산 명소를 넘어, 오랜 역사와 문화유산을 간직한 곳으로 공작산 자락에는 전통 사찰과 보물급 문화재가 남아 있으며, 이와 관련된 전설과 민담도 전해 내려옵니다. 공작산의 역사적 의미와 주요 문화재를 살펴보겠습니다.
역사적 배경 및 주요문화재...
공작산은 고려 시대부터 중요한 산지로 여겨졌습니다. 특히 이곳은 불교 문화가 번성했던 지역으로, 여러 사찰과 암자가 세워졌습니다. 조선 시대에는 유학자들이 수도하는 장소로도 활용되었으며, 근대 이후에는 자연휴양림과 등산 코스로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공작산의 이름은 '공작새'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으며, 실제로 산세가 공작이 날개를 펼친 듯한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수타사(壽陀寺)
공작산 자락에는 천년 고찰인 수타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수타사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사찰로,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를 거치며 중요한 불교 유적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원효가 708녀에 창건한 우적산 일월사를 그 효시로 전하고 있으나 원효 사후로 자료적 신빙성은 없습니다. 주변 불교 유물이 9세기 전후 건립 된 것을 고려할 때 수타사도 9세기 전후에 창건되었을 가능성이 높을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들어와 선조 때 현 위치에 공작산을 이거하며 수타사로 이름을 바꾸었고 임진왜란으로 폐허가 된 것을 1636년 공잠이 대적광전을 짓고 이후 차례로 건축물을 중건하여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국보급 문화재가 다수 보존되어 있으며, 전통적인 건축 양식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수타사 원통보전(보물 제745호)
수타사에 위치한 원통보전은 보물 제745호로 지정된 문화재입니다. 고려 시대 양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건축물로, 목조 건축의 정교한 기법을 엿볼 수 있습니다.
공작산의 전설...
공작산에는 여러 가지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데 그중에서도 '공작새 전설'이 유명합니다. 전설에 따르면, 옛날 이곳에는 공작새처럼 아름다운 깃털을 가진 신비한 새가 살았다고 합니다. 이 새는 산을 지나는 여행자들에게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전해지며, 이후 이 산의 이름이 '공작산'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공작새가 머물던 산 – ‘공작새와 학승(鶴僧)의 전설’ :
옛날, 홍천의 깊은 산속에는 아름다운 공작새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공작새는 보통 새들과는 달리 신비한 힘을 지닌 존재로, 날개를 펼치면 오색빛이 찬란하게 빛났다고 합니다. 공작새는 사람들에게 함부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가끔씩 산속에서 길을 잃은 나그네나 수행 중인 스님들에게 길을 안내해 주곤 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수타사에서 수행하던 한 학승(학처럼 고고한 스님)이 깊은 명상을 하고 있던 중 꿈속에서 공작새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공작새는 학승에게 다음과 같은 예언을 하였습니다.
"이 산은 오래도록 평안할 것이나, 욕심을 가진 자들이 들어오면 자연의 분노가 깃들 것이다. 이를 막고 싶다면 너는 마음을 닦고, 사람들에게 자연을 소중히 여기도록 가르쳐라."
학승은 꿈에서 깨어난 후, 공작새의 말을 깊이 새기고 수행을 계속하였습니다. 이후 그는 공작산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자연을 해치지 않도록 사람들에게 가르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가 입적(죽음에 이른 상태)한 후 공작새도 더 이상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전설은 ‘자연을 소중히 해야 한다’는 교훈을 담고 있으며, 공작산이 오랜 세월 동안 보호받아야 하는 신성한 곳이라는 믿음을 더욱 굳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신령스러운 공작새와 수타사 창건 설화 :
공작산 기슭에는 수타사라는 천년고찰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절의 창건에는 공작새와 관련된 또 다른 전설이 있습니다.
신라 시대, 한 고승이 깊은 산속에서 수행을 하던 중 이상한 꿈을 꾸었습니다. 꿈속에서 한 마리의 공작새가 나타나 그를 이끌었고, 고승이 따라가 보니 마치 신선들이 사는 듯한 맑은 계곡과 넓은 평지가 펼쳐진 곳이었습니다.
공작새는 인간의 말을 할 수 있었으며, 고승에게 말했습니다.
"이곳은 신령스러운 기운이 가득한 곳이다. 네가 이곳에 절을 세운다면, 이 땅에 사는 모든 생명들이 축복을 받을 것이다."
고승은 꿈에서 깨어난 후, 공작새가 나타난 곳을 찾아 헤매었고 마침내 그곳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이 바로 현재의 수타사 자리였다고 합니다.
그는 그곳에 작은 암자를 세우고 불법(佛法)을 널리 전파하였으며, 후에 이 암자가 발전하여 오늘날의 수타사가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이 때문에 수타사에서는 공작새를 신성한 존재로 여기며, 사찰의 벽화나 장식물에도 공작의 형상을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전설은 공작산이 단순한 산이 아니라, 신령스러운 존재가 깃든 신성한 장소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또다른 이야기 - 공작산의 숨겨진 보물 (사라진 공작 보석)...
공작산에는 오랜 세월 동안 감춰진 보물이 있다는 전설도 있습니다.
조선 시대, 한 마을에 재산이 많았지만 욕심이 많은 지주(땅주인)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공작산 깊은 곳에 보물을 숨겨두고, 아무에게도 그 위치를 말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가 세상을 떠난 후, 후손들조차도 그 보물의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했습니다. 이후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공작산 정상 부근의 특정 바위 아래 보물이 묻혀 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밤이 되면 그 바위 주변에서 푸른빛이 나는 것을 보았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보물을 찾으러 산을 오르면 날씨가 갑자기 악화되거나 길을 잃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고 합니다. 마을 노인들은 이를 두고 "공작산이 탐욕스러운 자들에게 벌을 내리는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 전설이 전해진 이후, 마을 사람들은 탐욕을 버리고 자연과 공존하며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합니다.
공작산은 단순한 등산 명소가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전해 내려오는 다양한 전설을 간직한 신비로운 산입니다. 공작새와 관련된 전설은 자연의 소중함과 인간의 욕심을 경계하는 교훈을 담고 있으며, 수타사와의 연관성도 깊어 이 지역의 불교적 신성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공작산을 찾는 사람들은 이 전설들을 떠올리며 자연을 소중히 여기고, 신비로운 기운을 느끼고 돌아간다고 합니다. 혹시 공작산을 방문하게 된다면, 조용히 자연을 감상하며 이 전설들을 떠올려 보는 것도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